블로그로 돌아가기
공공기관 마케팅2026년 7월 27일

국가유산수호대 캠페인 분석 —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을 콘텐츠 IP로 만든 방법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수호대' 캐릭터 시리즈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2026년 7월 부산 개최, 162개국 3,111명 역대 최대) 타이밍에 맞춰 4편의 영상으로 공개됐습니다. 세계유산을 캐릭터 IP로 전환한 멀티에피소드 콘텐츠 전략과 KPI를 분석합니다.

글 | 윈앤미디어 에디터팀

국가유산수호대 17인 세계유산수호대 캠페인 대표 이미지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처음 "세계유산을 홍보하자"는 과업을 받았을 때, 우리 팀의 첫 반응은 한숨이었습니다. 반구천 암각화, 김해 고분군, 한국의 갯벌. 하나같이 위대하지만, 하나같이 멀게 느껴지는 이름들이었으니까요. 국민 누구도 이걸 자기 일처럼 여기지 않는다는 게 진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반대로 갔습니다. 유산을 설명하는 대신, 유산을 지키는 히어로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국가유산수호대'입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이 데뷔할 무대로,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문화 이벤트를 골랐습니다.

---

왜 하필 2026년 7월, 부산이었을까?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2026년 7월 19일부터 29일까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세계유산위원회이자, 무려 162개국에서 3,111명이 몰려든 역대 최대 규모의 회의였죠.

이 자리에서 한국은 기존 5대 전략목표(5C)에 '협력(Collaboration)'을 더한 6C, 이른바 '부산 선언'을 이끌어냈고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까지 최종 승인받았습니다. 전 세계의 시선이 부산의 유산에 쏠린 바로 그 열흘. 우리는 그 열기 한복판에 수호대를 내던졌습니다. 파도가 가장 높을 때 서핑보드에 올라탄 셈입니다.

---

한 편이 아니라 네 편으로 승부한 이유

우리는 영상 한 방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각자 역할이 다른 네 편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었습니다. 한 편을 본 사람이 자연스럽게 다음 편을 찾게 만드는, 이른바 '정주행 설계'입니다.

성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무대 규모** : 162개국 3,111명이 모인 역대 최대 세계유산위원회 - **콘텐츠 구조** : 세계관 소개 → 일상 밀착 → 국내 출동 → 글로벌 확장의 4단계 연결 - **개봉 타이밍** : 위원회 개최 열흘(7월 19~29일)에 정확히 맞춘 공개 - **IP 자산화** : 17인 캐릭터 세계관으로 다음 캠페인까지 재활용 가능한 구조 확보 - **신뢰 연결** : '부산 선언', '한국의 갯벌 등재' 등 검증된 사실과 스토리를 결합

한 편씩 어떻게 설계했는지, 직접 보시죠.

---

1막. 문을 열다 — 17인의 수호대가 나타났다

첫 편의 임무는 단 하나, 세계관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내 곁에 세계유산이 살아 숨 쉰다'는 카피 아래 17인의 수호대가 등장합니다. 각 캐릭터는 특정 세계유산을 상징하고, 그 유산이 마치 살아 있는 동료처럼 시청자 곁으로 걸어 나옵니다.

노린 건 인식의 전환입니다. '멀고 딱딱한 유산'을 '응원하고 싶은 내 편의 히어로'로 바꾸는 것. 사람은 설명에 감동하지 않지만, 캐릭터에는 마음을 줍니다.

17인의 세계유산수호대 캐릭터 소개 장면

---

2막. 일상으로 — 당신 곁의 작은 마법

세계관을 세웠으면, 이제 땅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두 번째 편은 수호대가 거창한 유적지가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하루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당신의 일상을 지키는 작은 마법'이라는 카피 그대로요.

이 편이 맡은 감정은 '공감'입니다. 유산 보호가 전문가나 공무원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오늘 당장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라는 메시지를 잔소리 없이 이야기로 전했습니다.

국가유산수호대의 일상 속 활동 장면

---

3막. 출동 — 캐릭터가 진짜 부산에 갔다

세 번째 편에서 우리는 가장 대담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가상의 캐릭터를 실제 국가 행사에 '출동'시킨 겁니다. 수호대가 위원회가 열리는 부산으로 달려가는 이야기죠.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일부러 흐렸습니다. 시청자가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실제 위원회에 관심을 갖게 되니까요. '부산', '세계유산위원회'를 검색하던 사람이 캐릭터 서사에 빠지고, 캐릭터에 빠진 사람이 실제 행사를 검색합니다. 관심과 유입이 양방향으로 돕니다.

국가유산수호대 부산 벡스코 출동 장면

---

4막. 확장 — 세계의 수호대가 부산에 모이다

마지막 편은 시야를 지구 전체로 넓힙니다. 부산에 모인 건 한국의 수호대만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수호대가 국경을 넘어 한자리에 모이죠. 이번 위원회가 채택한 '협력(Collaboration)', 즉 부산 선언 6C의 정신을 그대로 장면으로 번역한 겁니다.

162개국 3,111명이 모였다는 딱딱한 통계가, 여기서는 국경을 넘어 손을 맞잡는 캐릭터들로 살아납니다. 정책 메시지를 이보다 직관적으로 전할 방법이 또 있을까요.

부산에 모인 세계 각국의 국가유산 수호대 장면

---

왜 '캐릭터'였는가 — 우리의 진짜 승부수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캐릭터 IP화'라는 결정 하나에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히어로로 의인화하는 순간, 세 가지가 통째로 바뀝니다.

첫째, 진입장벽이 무너집니다. 여덟 살 아이도, 마흔 살 어른도 캐릭터를 통해서라면 유산에 마음을 엽니다. 둘째, 확장성이 열립니다. 17인의 캐릭터는 각각 새 에피소드로, 굿즈로, 교육 교재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자산입니다. 셋째, 생명이 길어집니다. 이번 위원회로 끝이 아니라, 이 세계관은 다음 캠페인에서도 계속 살아 움직입니다. 홍보비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적립'하는 방식입니다.

---

담당자님께 — 이 이야기가 드리는 제안

세계유산은 과거의 것이지만, 그것을 지키는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의 콘텐츠입니다. 국가유산수호대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라는 무대 위에서, 어렵고 무거운 정책을 '보고 싶은 이야기'로 번역해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기관에도 국민에게 닿지 못한 채 잠들어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그 이야기에 얼굴과 이름을 붙이는 일, 윈앤미디어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다음 주인공은 여러분의 이야기이길 바랍니다.